석문사상 체편에서

한 빛! 한 줄! 한 호흡!

3) 천지인의 관점

천지인의 관점이란 미시와 거시를 통합하는 인식체계를 말한다. 거시세계의 관점과 미시세계의 관점은 둘이 아닌 하나다. 거시세계의 관점이란 천지인 조화의 흐름을 대우주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다. 입체적이고 통합적인 시각이 없다면 이러한 거시세계를 인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거시세계의 흐름은 미시세계를 통해 드러난다. 미시세계인 지상에는 거시세계인 하늘의 흐름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미시세계와 거시세계가 연동된 흐름은 인간의식 안에서도 똑같이 반영된다.

개개인을 중심으로 자신의 안(개체)과 밖(전체)에서 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천지인 조화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 대우주의 축소판인 인간의 몸을 한번 살펴보자. 인간의 몸은 땅(지구)으로 볼 수 있다. 인간을 구성하는 몸을 인류가 살아가는 지구 공간으로 보는 것이다. 그리고 몸에 담긴 인간의식, 즉 본영을 두고 살아가면서 형성된 인간의식(개체)을 지구에서 살아가는 인류의식의 전체로 볼 수 있다.

지구에 사는 사람들이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 충돌하면 인류가 하나의 방향으로 조화롭게 갈 수 없듯이, 개인도 내면의 충돌을 조화시켜 내지 못하면 많은 장애를 겪는다. 그래서 개인(개체)이나 인류(전체)에게나 조화가 중요하다.

조화란 달리 표현하면 한 단위를 이루는 여러 다른 의식의 빛들이 순일하게 어우러지는 정도를 의미하며, 의식의 상승이란 그렇게 순일하게 어우러진 빛이 보다 상위의 빛으로 승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한 인간이 자신의 몸을 바탕으로 하늘을 향해 끊임없이 의식의 상승을 이루어 온 것처럼, 인류 또한 지구라는 몸을 바탕으로 척박한 땅을 개척하고 자연환경을 다스리며 대우주의 이치를 깨우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오는 과정을 통해 의식의 보편적 상승을 이루었다.

다시 말해 한 인간(개체)에게 일어나는 천지인 조화의 흐름과 인류 전체에게 일어나는 천지인 조화의 흐름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지는데, 이것이 개체와 전체가 어우러지는 천지인 조화 흐름의 실체다.

천지인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관점은 그 이치를 체득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얻어진다. 인간의 몸은 그러한 이치를 깨우칠 수 있게끔 만들어진 하나의 공간이다.

인간의 몸 안에 천지인의 이치가 녹아 있기 때문에 자신의 몸을 알아가는 것이 천지인의 이치를 알아가는 것이며 또 그 몸을 바탕으로 하늘을 찾아갈 수 있다. 인류의식의 상승을 위해 공부환경으로 지구가 창조되었듯이 한 개인에게도 지구 창조원리가 그대로 반영된 육신이 부여된 것이다.

그래서 인류가 지구에서 대우주를 향해 나아가듯, 인간은 스스로의 몸을 바탕으로 하늘에 있는 자신의 근본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밟는다.

거시와 미시의 두 시작은 인간(소우주)과 대우주의 창조로부터 완성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이해하고 인간 스스로가 그 중심 역할을 하는데 있어서 상호보완적 역할을 한다.

즉 너무 거대해서 파악하기 어려운 것은 미시세계에 대한 관점을 통해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로보기 어려운 것은 거시세계의 관점을 통하여 이해하고 탐구하면서 자신의 조화와 완성을 이루고 후천역사의 중심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수도를 통해 천지인이 조화를 이루어 간다는 것은 내 안(개체)과 밖(전체)의 천지인을 동시에 바라보며 상합해 간다는 것이다. 내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곧 천지인 조화의 축소판임을 알아간다. 자신 안에 내재된 천지인의 이치를 알아감으로써 의식의 상승, 확장, 발전을 이룬다.

미시세계의 인간의식이 자신의 몸을 토대로 끊임없이 하늘을 향해 상승하는 과정은 개체의 상승역사다. 이 과정에서 육신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그 한계에 직면할 때마다 많은 힘듦이 따른다.

마찬가지로 인류의 몸이라 할 수 있는 지구도 같은 상황에 놓여 있다. 사람들이 오랫동안 지구를 상극의 방식으로 사용한 결과 그 폐해가 누적되어 급기야 강력한 정화작용의 목전에 이른 것이다. 이는 외부의 다른 누군가를 탓할 일이 아니다.

인류가 지금껏 선택하고 만든 역사의 결과를 다시 돌려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인류에게 닥치는 위기의 본질적인 이유를 파악하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다.

- 석문사상 체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