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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 책 이야기

석문사상 중에서 ~~

by 플러스이야기 2017. 11. 3.

2. 체体의 관점

후천시대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식의 관점을 조금 더 깊이 가질 필요가 있다. 여기서는 한 역사를 이해하고 체득하기 위해 필요한 인식체계들을 다룰 것이다. 이는 선천의식에서 후천의식으로 나아가기 위해 갖추어야 할 인식의 방법을 의미하는 것으로, 무형적 세계관과 유형적 세계관,단편적ㆍ복합적ㆍ입체적ㆍ통합적ㆍ다원적ㆍ다차원적 사고, 나아가 천지인의 관점, 정기신의 관점 등이 그것이다.

1) 무형적 세계관과 유형적 세계관

무형적 세계에 대한 인식과 유형적 세계에 대한 인식은 의식의 상승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인간이 물질적 구조를 가진 존재로 창조되었다는 것은, 근본은 빛에서 시작되었으나 빛으로부터 분화(분열)된 물질적 구조를 가지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빛과 물질의 경계가 생겨났고 의식체계도 이에 상응하는 구조를 가지게 되었다.

인간은 먼저 물질을 인식하고 그 과정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이치들까지도 인식해 가는 진화의 과정을 밟는다. 비가시적인 영역의 경우, 인지 수준에 있어 사람마다 많은 차이가 있기에 영적 진화 과정은 상대적으로 편차가 크다. 그래서 눈에는 보이지 않으나 실재하는 것을 인지하거나 직감하는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비가시적 실재에 대한 견해가 크게 '있다, 없다' 혹은 '옳다, 그르다'라는 이분법적 관점으로 나뉘어 끊임없는 논란과 논쟁을 일으킨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신에 대한 논쟁이다. 창조섭리의 관점에서 볼 때 유신과 무신의 본질은 신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방식과 형상으로 존재하는가에 대한 문제다. 즉 신은 대우주의 법칙처럼 무형으로 존재하는 면과 유형으로 형상화되어 존재하는 면을 동시에 가졌기에, 신에 대한 접근은 무형과 유형의 창조섭리에 대한 체득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신의 세계에 접근할 수 없었던 지상에서는 신의 존재 여부를 두고 '있다, 없다'라는 이분법적 관념으로 서로 대립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대상에 대한 존재 유무 논란은 인간의식의 진화와 발전 과정을 보여 주는 단면이다. 알고 보면 인류 역사는 보이지 않는 것(무형)과 보이는 것(유형)의 이치를 인식하고 증명하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이를 통해 인류의식이 진화하며 발달했다. 따라서 논쟁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실체가 있으며 다만 지금의 의식수준에서 확인되지 않을 뿐 언젠가는 본모습이 밝혀질 개연성을 함축한다.

그렇다면 일반인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세계를 간접적으로나마 인식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한 가지 방법은 각각의 사안을 연결시켜 통합적으로 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의 선입견을 내려놓고 자신의 의식을 크게 상승, 확장, 발전시켜야 한다. 직관과 영감을 살려 전체 흐름을 통합적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인식한 것을 체계적이고 논리적이며 합리적으로 정리, 분석, 평가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실제 무형적인 흐름과 유형적인 현상은 음양의 이치에 따른 것으로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다. 무형적인 흐름은 유형적인 흐름에 선행하여 나타나므로, 이러한 무형의 흐름이 반복되면 반드시 하나의 전조가 나타난다. 그 전조는 거시적인 것에서부터 미시적인 것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하나의 흐름 속에서 다양한 모습을 띤다.

자연환경에서부터 세상의 시류, 민심의 변화, 일상적인 언어 표현 그리고 각종 문화와 스포츠 경기 등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날 수 있다. 여러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게 되므로, 제 분야를 넘나들며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하면 수많은 현상들 이면에 담긴 무형의 흐름을 통찰할 수 있는 안목이 생겨난다.

눈에 보이지 않더라고 무형의 흐름은 실제로 존재하기 때문에 어떤 느낌이나 영감, 직관의 형태로 그것을 감지해 내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들은 그 흐름을 읽어 낸 후 자신의 지적 사고와 결합시켜 다양한 생각과 견해를 피력한다. 물론 인간의식으로 받아내는 영감과 직관은 부정확하고, 부분적 사실만을 담아낸다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생각과 견해는 기존 시각을 뛰어넘어 또 다른 인식의 지평을 여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한다.

후일 인간의식이 보다 진화하면 가시적인 것만을 기준으로 존재유무를 판단하지 않는 시점이 올 것이다. 의식의 창조적 상승을 통해 물질 기반의 의식구조가 빛을 인식할 수 있는 통합적 의식구조로 변화함으로써,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이치를 온전히 알게 되기 때문이다.

크게 보면 인류 역사는 결국 상위의 차원으로 상승, 확장, 발전해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시대 흐름을 정확히 보려면 유형적 현상들은 물론 이면의 무형적 흐름, 즉 하늘의 문화와 문명이 도인의 역사를 통해 지상으로 내려온다는 사실을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한다. 또 그러한 무형적 흐름에 대한 안목과 시야를 키울 수 있는 실질적인 계기들이 앞으로 문명의 발전 과정에서 많이 만들어질 것이다.

이를테면 과학문명이 비가시적인 영역을 부정하는 수단이 되는 것 같지만 실제의 발전 방향은 그렇지 않다. 과학은 끝없이 발달하면서도 스스로의 한계 영역을 명료히 드러내어 그 너머의 영역에 접근할 방법론이 필요함을 인지시켜 주고, 그러한 세계의 존재를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데 기여한다. 예컨대 지금껏 평면(2D)으로 진행되던 인류의 시각적 문명들이 점차 입체(3D)로 전환되기 시작한 것은, 인간의식의 수준이 천지인 조화의 흐름에 따라 입체적이고 통합적이며 다원적이고 다차원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또한 신의 입자라 불리는 힉스 입자 등 일반적 의식을 초월하는 과학적 발견이 언론에 자주 보도되는 것도 발견의 진위 여부를 떠나 인간의식의 지평이 반물질적 차원을 거쳐 무형의 차원으로까지 확장되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렇듯 현재 진행 중인 모든 문명의 변화가 천지인 조화의 흐름을 인식하게끔 돕는 환경이 된다.

- 석문사상 체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