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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 책 이야기

석문사상 - 중에서

by 플러스이야기 2017. 11. 4.

의식과 의식체계

인간은 성장해 가는 과정 속에서 스스로를 인식하고
세상 만물을 인식함으로써 의식체계를 형성하게 된다.
이 의식체계가 의식을 작동시키는 운용메커니즘으로 인성의 영역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의식체계는 물질세계에서 이목구비촉耳目口鼻觸을 중심으로 한 오감五感, 즉 듣고[耳], 보고[目], 맛보고[口], 맡고[鼻], 만지는[觸] 감각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복합적인 작용을 하면서 이루어진다.

본래 인간의식은 입체적이고 통합적인 인식이 가능하게끔 만들어졌지만, 실제로는 오감을 통해 만물을 인식하는 가운데 발달했기 때문에 물질적인 것에 많은 비중을 두어 형성된다. 또한 내면보다는 외적인 것부터 인식해 온 과정으로 인해 외부지향적이라는 특성을 가진다.

그러나 의식은 본시 빛(정기신)이며 그 빛은 무형성, 유형성, 공간성을 가지므로 원래 인간은 무형적인 것과 유형적인 것, 공간적인 것을 다 인식할 수 있다. 다만 이를 인식할 수 있는 의식체계가 아직 형성되지 않았을 뿐 인간은 무형적, 유형적, 공간적 정체성을 가지고 탄생한 존재이기에 그러한 인식이 가능한 것이다.

이는 인간의 오감이 정을 중심으로 발달해 왔으나 기존의 오감을 넘어 새로운 오감의 의식체계, 즉 '물질적 오감'을 넘어 '빛의 오감'을 찾고 복원해 내는 것이 가능함을 의미한다. 흔히 말하는 지감, 즉 모든 감각을 정지시킬 때 일어나는 여섯 번째 감각인 '기감'이 바로 물질적 오감을 뛰어넘어 빛을 인식하는 새로운 오감의 의식체계라 할 수 있다.

기감 이상의 감각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호흡을 통한 내면의 세계로 들어가야 한다. 사람들이 어려움에 봉착하거나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 눈을 감는 것은 이러한 이치가 부지불식간에 작동되기 때문이다.

즉 자신도 모르게 내면으로 들어가 해답을 찾는 행위를 본능적으로 하는 것이다. 이때 내면의식이 활성화된다.
또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눈을 감는데, 바로 잠자는 시간이다. 수면에 들어가면 기운적인 측면에서 주변과 많은 교류와 소통이 일어나는데, 이때 영적인 의식이 많이 활성화된다.

일반적으로 인간은 정의 세계에 기초한 의식을 더 많이 사용하므로 갑자기 기를 느끼려고 하면 인식(접속)이 잘 되지 않는다. 기의 세계로 들어간다 해도 스스로의 의식이 느끼지 못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의식체계를 정적인 차원 이상으로 상승시킬 수 있을까?

수도를 하면 의식체계의 중심이 정에서 기로 이동하면서 만물을 조금 더 복합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며 물질 이전에 기가 자리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기안에 정이 자리함으로써 물질이 복합적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의 세계를 뛰어넘어 빛의 세계로 들어가면 기 이전에 근원적인 신이 자리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신 안에 기가 있고 기 안에 정이 자리하여 모든 만물이 구성되어 있으니, 정기신의 이치가 모든 만물을 창조한 빛의 섭리임을 알게 된다.

의식은 빛이므로 그 운용메커니즘인 의식체계의 중심이 정에서 기를 거쳐 빛으로 이동하게 되면 비로소 의식이 입체성과 통합성, 다원성, 다차원성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새롭게 형성된 빛의 의식체계를 통해 모든 것을 정기신의 차원에서 바라보게 되므로 만물의 본질을 통찰하고 꿰뚫어 볼 수 있게 된다.

즉 후천시대에는 수도의 보편화를 통해 의식을 상승, 확장, 발전시켜 빛을 인식할 수 있는 의식체계인 입체적, 통합적, 다원적, 다차원적 의식체계를 형성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인간의식이 입체적이고 통합적이며 다원적이고 다차원적으로 변화해 갈 수 있는 비밀은 '호흡'에 있다. 물질화된 세계를 인식하는 오감을 넘어 그 이상의 감각을 가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호흡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호흡은 인간의 감각을 유지시킬 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감각을 찾게 하는 본질적인 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기의 세계 더 나아가 신의 세계는 정을 기초로 한 세계보다 회전 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에 잘 안들리고, 잘 안 보이며, 잘 느끼지 못하는 데, 호흡을 통해 만들어 내는 진기가 물질적 오감을 넘어 빛의 오감을 복원하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된다.

수도자가 빛의 세계로 들어가, 빛을 인식할 수 있는 의식체계를 형성함에 있어 호흡을 핵심에 두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석문사상 체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