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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 책 이야기

석문사상 - 수도를 해야 하는 이유

by 플러스이야기 2017.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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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빛!   한 줄!   한 호흡!

세상 속에서 수도를 해야 하는 이유는

첫째, 마음공부를 하려면 자신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마음이 모두 일어나 봐야 하기 때문이다. 마음이 다채롭게 일어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간과 인간의 마음이 만나야 한다.

마음공부를 하기 위해 세상과 단절하고 산으로 들어가게 되면, 마음의 빛은 단편적으로만 움직인다.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환경이 없기 때문이다.

산은 인간의 마음을 지니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인간의 삼욕칠정 중 특정 감정만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일어나는 마음은 다채롭고 변화무쌍하며 복합적이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애틋함을 느껴 보고,
직장 상사와도 부딪쳐 보며, 불의를 보면서 분노도 해 보고, 불우한 노인을 보며 측은지심을 가지는 등 온갖 마음이 다 일어나 봐야 인간의 마음과 삼욕칠정을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마음속에서 자연스럽게 마음공부를 해 나가는 것이다.

마음에서 비롯되는 수많은 감정들을 겪으면서 그것이 비롯된 최초의 마음을 역으로 찾아가는 과정이 마음공부다. 수많은 마음들이 만나 충돌하지 않고 완전한 조화를 이루면 무심의 경지에 이르게 되고, 무심을 자유자재로 하면 여의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둘째, 수도를 한다는 것은 세상을 떠나 해탈할 듯 사는 것이 아니라 현재 자신이 있는 곳에서부터 하늘의 섭리와 이치를 펼쳐 가는 것이다.

생활 속의 도라는 말에는 도인들이 주도적으로 행해야 할 도성구우와 광명천로의 길이 암시되어 있다. 만일 초연하게 사는 것이 도의 본질이라면, 번민거리가 없는 산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맞다.

그러나 후천의 도인은 세상 속에서 도를 닦고 펼쳐야 하기 때문에 많은 고뇌와 번민이 따를 수밖에 없다. 생활 속의 도를 실천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원래 도는 모든 가치를 품고 있지만 인간의식에서는 도와 세상 사이의 거리가 아직 멀다.

세상적인 것과 도적인 것, 지상적인 것과 천상적인 것, 가시적인 것과 비가시적인 것의 차이가 존재한다. 도인들은 세상 속에서 그 차이를 줄여 나가는 일을 하므로, 도인이 있어야 할 곳은 산이 아닌 사람들이 같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다.

도인은 하늘의 빛을 품은 존재이므로 도인이 있는 곳이 하늘이 된다. 즉 도인은 자신이 있는 곳(속세)에서부터 하늘을 열어 나간다. 도인은 도의식(하늘의식)을 가지고 있으므로 도와 세상을 조화롭게 가교하고 조정, 중재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도의 가치가 비현실적 가치가 아니라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보편가치가 되게끔 한다. 세상과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세상을 품고 한 차원 더 상승시키는 동력이 되는 것이다. 그것이 '후천 도인의 길'이다.

- 석문사상 체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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