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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 책 이야기

석문사상 - 인간의식 신명의식 도인의식

by 플러스이야기 2017. 11. 12.
한 빛!    한 줄!    한 호흡!


2) 인간의식ㆍ신명의식ㆍ도인의식

천지인의 세계를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바라보기 위해서는 '도의식道意識'에 이르러야 한다. 도의식이란 하늘의식에 이른 경지를 말한다. '인간의식人間意識'을 초월하고 '신명의식神明意識'에 이르러 그 둘이 온전하게 합일된 상태의 의식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인간의식과 신명의식은 모두 도의식의 한 부분이다. 이런 도의식을 가진 존재를 도인이라 한다. 그래서 '도인의식道人意識'은 신명의식을 본本으로 인간의식이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고 있는 의식체계다. 하늘과 땅과 사람을 가교하며 조화시킬 수 있는 존재를 도인이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간의식이라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존재의식을 말한다. 인간이 탄생하여 한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의식체계를 말한다. 탄생과 죽음이라는 섭리 속에서 육신을 토대로 만들어진 의식체계이므로 지상의 시공간적 제약을 받는다. 또한 물질적 인식구조에 기반을 두고 발달했기 때문에 의식의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다.

신명의식은 뜻 그대로 신의 존재의식이다.
신은 한 존재가 창조될 때의 최초 생명의 빛이므로, 그 빛의 수준(공간) 안에서 무형의 빛과 유형의 빛으로의 변환이 자유롭다. 아울러 신명들은 하늘의식을 온전히 공유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빛의 존재로서 빛의 세계에 기초한 의식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인간의식이 유형적 물질에 기초하여 발달했다면, 신명의식은 무형의 빛을 기초로 발달했다. 따라서 불변적이고 영원성을 지닌 존재가 신명이라면, 인간은 가변적 다양성을 지닌 존재라 할 수 있다.

반면 도인의식은 인간이면서 동시에 신명인 도인의 존재의식이다. 하늘의 신명이라 해도 지상으로 내려갈 때는 인간의 몸을 받고 태어나 성장해 가기 때문에 먼저 인간의식부터 갖추게 된다.

그러나 인간의식을 초월하여 자신의 근본 의식인 신명의식에 이르게 되면,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그 둘이 합일하여 온전한 도인의식을 갖추게 된다. 이러한 도인의식은 인간의식을 거쳐 신명의식에 이르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것이므로 하늘과 지상, 신과 인간, 대우주와 지구를 가교하는 조정, 중재, 조화의 역할이 가능해진다.

인간의식에서 신명의식에 이르고 종국에는 도인의식을 가지게 되는 과정을 일컬어 도를 알아 가는 의식의 변화(상승)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수도자는 지상의 인간의식과 하늘의 신명의식 사이에서 어느 지점에 이르렀느냐에 따라 의식의 수준이 결정된다. 그리고 이렇게 인간의식이 신명의식으로 상승할 수 있는 이유는 인간의 본이 신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의식의 기저에는 근원적인 신성이 내재해 있다.

의식체계는 분명한 한계가 있지만 근원적으로는 하나의 빛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인간의식의 수준에서 그 이상의 정보를 접하여 이해하는 일도 종종 가능하다. 그러나 이것이 진정으로 이해한 것은 아니다. 자신이 직접 보고 듣고 느낀 체득이 아니라 외부로부터의 지식이나 영감의 형태로 받아들인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관념적인 차원의 인식은 인간의식의 진화에 있어 필요한 과정이다. 의식의 진화란 자신의 인식 범위를 확장시켜 가는 것이기 때문에 먼저 관념을 통해 새로운 개념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반드시 체득이 수반되어야 자신의 것이 된다. 즉 관념적 인식에서 출발하되 실제적인 탐구와 연마를 통해 체득하게 되면, 이는 의식의 진화가 이루어지는 실체적 과정이 된다. 그렇지 않고 관념적인 차원의 인식을 체득처럼 판단하게 되면, 대상에 대한 추상적인 인식을 본래 실체이자 전부로 착각하여 의식의 변화를 이루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인간은 지금껏 관념적 인식론에 근거하여 자신이 이해한 세계를 이분법적 개념으로 분리시킴으로써 좌와 우, 선과 악, 옳음과 그름이라는 극단적인 모습으로 드러내는 경우가 많았다.

체득을 통해 자신이 직접 하늘세계를 경험하면 진정한 도의식에 이른다. 부분의 앎이 아닌 전체 속의 부분을 볼 수 있는 안목이 생겨나므로 모든 것들을 하나로 연결하여 입체적이고 통합적이며 다원적이고 다차원적으로 볼 수 있는 힘을 가진다. 그때 비로소 하늘의 문화와 문명을 있는 그대로 지상에 구현할 수 있다.

이러한 도의식을 갖추기 위해서는 인간이 하늘에 올라 신인합일의 경지를 이루어야 한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 근원의 세계에 도달해야 인간의식과 신명의식을 동시에 갖춘 도인의식을 가지게 되고 그것이 온전한 도의식을 가지는 길이다.

- 석문사상 체편에서